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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연중 칼럼 : 후회하는 이민사회의 아버지들 

 
 전깃줄에 참새 다섯 마리가 앉아 있었다. 그 중 한 마리가 저쪽 나뭇가지로 날아가 앉아야지 하고 생각했다면  이제 전깃줄에는 몇 마리나 남아 있을까?  
아침에 일어나 뒤뜰을 내다 보니 조그마한 새 몇마리가  나뭇가지에 옹기종기 앉아  따스한 아침햇살을  즐기고  있고,어느 날보다 맑게 개인 하늘과 상쾌한 공기가 방안에 까지 전해오는 느낌이다. 며칠전에 내린 폭우가 대기중의 먼지를 다 쓸어 갔는지 유난히 하늘은 청명하고 맑다. 무슨 종류의 새인지 모르겠으나  한국에서 본 참새 모양의 새들이  나뭇  가지에 앉아있고 시끄럽지 않을 정도로 대화에 열중인 모습에서, 어린시절 친구들과 웃고 재미있어 하던  참새 시리즈가 문득 생각나서 꺼낸 얘기이다.
이제 다음 달이면 지난 해 대학을 졸업한 큰 아이에 이어 작은 아이도 대학을 졸업한다.  어른이 되어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두 아이가 기특하기도 하고 다 자란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뿌듯한 것이 사실이나 한편으론  사회 생활이  바쁘고 ,먹고 사는일이 우선 급했던 상황을 핑계삼아 분주하게  밖으로만  돌다 보니 아이들 교육은 모두 아내에게만 맡긴 채 지나가 버린 세월이, 조금은 아쉽고 허전하기도 하다. 그리고 아내의 경고(아이들과 같이하는 시간과 즐거움은 그때 그때 함께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 할거다)가  무슨 예언처럼 딱 들어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무섭기도 하다.  얼마전에 들은 얘기이긴 하지만 요즈음의 젊은 아버지들은 아버지교실 이란곳에도 다닌다 하고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열성들이 대단하다고 한다. 그러나, 필자처럼 이민사회의 가장 노릇이 바빠 시간도 없고 미처 아이들에게 어떻게 뭘 해줘야 할지 모르는 아버지들을 위해 아인슈타인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로 인정받는 미국인 리차드 화인맨이란 사람의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행한 창의적인 교육법을 소개해보려 한다. 이 리차드 화인맨은 미제로 남을 뻔한 우주 왕복선인 챌린저호의 폭발 원인을 밝혀내어 우주 공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과학자이다. 그는1918년 뉴욕에서 태어나 스믈 네살 때 박사 학위를 받고 얼마후에 노벨 물리학상을 탄 천재이기도 하다. 리차드 화인맨은 거시 세계를  연구한 아인슈타인과는 달리 미시 물리학자로써,  크기가 작아 눈에 보이지 않는 전자의 움직임을 수학으로 설명하고 고전 물리학과 현대의 양자 물리학을 통합하는 이론을 세워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금고 자물쇠 열기가 취미였던 그는 세상의 고정관념으로 사람을 평가하지않는, 쾌활하고 재미있던 사람이었다고 하는데 그의 창의성이 모두 그의 아버지의 특별한 교육방법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정규 교육을 받지 못했던 리차드 화인맨의 아버지는 경제적인 능력도 없어서 요즘 식으로 얘기하면 장난감을 사주거나 아이들의 필수품인 컴퓨터는 커녕  학용품 조차도 사줄 형편이 안됐던 아버지였다고 한다.
단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집에 있던 백과 사전을 열심히 읽어주며 직접 사물을 보는 법을 가르치는 “친구 같은 아버지”였던 모양이다. 그의 교육법 몇 가지를 옮겨보면 우선 책을 읽을 때 머리 속으로 상상하며 읽도록 했다. 가령 어린 사내아이들이 가장 호기심을 느끼는 육식성의 공룡인 티라노 사루스에 관한 책을 읽을 때면 키가 6미터나 되는 사나운 공룡이 리차드의 2층 아파트 창문으로  머리를 쑥 들이  밀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했다.  그러나 공룡의 머리 둘레가  2미터나 되어 창문 둘레보다 훨씬 크니 안심해도 된다는 식으로 설명을 하여 책 속의 지식을 생활에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설명을 듣고 무섭기만 하던 공룡이 창문에 머리가 끼어 쩔쩔매는 모습을 상상하며 깔깔거리며 재미있어 하는 어린 아이의 모습이 상상되지 않는가.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세상의 고착된 생각에서 탈피하여 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도록 생각을 유도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사물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도록 관찰하고 그 속에 숨어있는 논리를 찿아 낼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함께 산책하기를 좋아하던 부자는 길가 나뭇가지에 앉은 새의 이름을 맞추기보다는 새가 왜 깃털을 자꾸 쪼는지를 생각해 보거나,장난감 기차놀이를 통해 법칙의 이름은 모르지만 움직이는 물체의 관성의 법칙을 깨닫게 하기도 했다고 한다. 호기심 때문에 불이나 집을 태울 뻔하는 등 가끔 말썽을 피우는 아이를 이해하기가 쉽지 만은 않은 일인데 그의 부모는 아주 현명하기도 하여 그때마다 아이를 용서하고 위로했다고 한다. 
아!  그런데 전깃줄에는 몇 마리의 참새가 남아 있을까?  답은 다섯 마리이다.  생각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풍자한 농담이다. 그래도 아직 늦지 않았으니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 의미있는것을 남기려 노력해보려한다.그리고 생각만 하고 실행을 못하는, 개념없는 아버지상 에서 벗어나야한다.  아이가 열 살이든 스무 살이든 아니 서른이 훨씬 넘었어도 아직 아버지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남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다.
우리들의 아이가 천재는 커녕 형편없는 점수를 받아와도 그 아이의 행복을 위해 아버지가 해 줄 수 는 있는 일이 있을 것이고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아이에게는 아버지의 자리가 크다는것을, 우리들의 아버지에게서 보아서 안다.